청소년 자살률 ‘역대 최고’… 정부는 지금 책임 공방 중입니다

“10년 새 두 배 치솟은 자살률, 지난해 역대 최고치 기록”
“복지부·교육부 간 책임 공방에 심리부검 중단 사태”
“전문가들, ‘청소년 맞춤형 자살예방 체계’ 시급성 강조”

2025-10-16(목) 12:25
[신동아방송 경인 = 김형천 기자]
우리 사회의 청소년 자살률이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자살 원인 조사체계는 여전히 부처 간 책임 공방으로 표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경기광주갑)이 15일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8명으로 10년 전보다 약 두 배 증가했다. 전체 자살사망자 수는 1만4,872명으로 하루 평균 40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한 셈이다.
자살의 배경과 원인을 파악해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심리부검’ 제도는 현재 청소년 대상 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자살 심리부검은 유가족과 지인의 진술, 의료·교육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자살에 영향을 미친 요인을 추정하는 조사로, 자살예방정책의 근간이 되는 핵심 제도다.
그러나 교육부가 주도하던 청소년 대상 심리부검은 예산 문제를 이유로 2023년부터 3년째 멈춰 있다. 복지부가 이미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심리부검을 실시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기재부 예산 배정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세운 것이 배경이다. 이로 인해 청소년의 자살 원인을 체계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국가적 조사 시스템은 사실상 부재한 상황이다.
현재 학생 자살이 발생하면 담임교사가 약 10쪽 분량의 사망사안 보고서를 교육청에 제출하지만, 학교 관찰에 의존하는 한계로 근본 원인 파악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더욱이 복지부가 2015년부터 시행해온 심리부검 면담사업에서도 청소년은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복지부는 국감 질의에 대해 “청소년 대상 심리부검은 교육부가 주도하는 것이 정책 효율상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소병훈 의원은 “청소년 자살 문제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정부의 책임과 직결된 사안”이라며 “부처 간 핑퐁으로 대응할 때가 아니라,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교육부와 협력해 청소년 심리부검 계획을 마련하겠다”며 “성인과는 다른 청소년의 특성을 반영해 조사 체계와 방법론을 정비하겠다”고 답변했다.
해외 사례도 주목된다. 핀란드는 1987년부터 자살 사망자 1,397건을 대상으로 5년간 전수 심리부검을 실시해 종합전략을 수립했고, 그 결과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을 28명에서 12.9명으로 절반 이상 낮추는 성과를 거뒀다.
소 의원은 “정부가 청소년 자살 문제를 국가적 위기 상황으로 인식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나서야 한다”며 “심리부검에서 청소년이 배제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대영기자 dypark@sda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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