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선택했다’는 착각, 구조가 만든 아동·청소년 성착취
아동·청소년을 둘러싼 성착취 범죄가 디지털 환경을 매개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통계는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성매수 발생 건수는 2020년 137건에서 2025년 620건으로 증가해 5년 새 약 353% 늘었다. 같은 기간 이른바 그루밍 범죄 역시 3배 이상 확대됐다.
범죄 양상은 과거와 다르다. 온라인 채팅앱과 SNS를 통한 접근이 일상화되면서 가해자는 더 은밀해졌고, 피해 연령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실제 성매수 피해 아동·청소년의 상당수는 오프라인 접촉 이전에 온라인에서 가해자를 만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법과 제도가 이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점이다. 현행 제도는 여전히 ‘성매매 피해아동·청소년’이라는 표현에 머물러 있다. 이로 인해 그루밍, 위계·위력, 경제적 궁박 상태에서 발생한 성적 착취조차 외형상 ‘자발성’이 강조되며 피해자성이 희석되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실제 조사에서도 모순은 확인된다. 응답자의 70% 이상이 성매매를 스스로 선택했다고 인식했지만, 심층 분석 결과 상당수는 가출 이후 숙식과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 온라인 조건만남으로 유입된 경우였다. 선택처럼 보였던 결정은 사실상 생존의 문제였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김남희 의원은 보호·지원 단계에서 아동·청소년을 명확히 ‘성착취 피해자’로 규정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용어 변경을 넘어, 피해 인식의 전환을 통해 보호의 문턱을 낮추려는 시도다. 법의 언어를 바꾸는 일이 곧 구조를 바꾸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6.09.24(목) 21:23
























































